(골목길 영산홍 2020.4)
무엇을 소신대로 한다는 것
언제 어디서든 한결같다는 것
이것이 과연 가능한 일인지
나는 그렇다고 믿고 싶은 것인지
혼란스럽다
영산홍이 한 때는 얼마나 대단했었는지
비록 영산홍 축제라고는 없었다 해도
웬만한 정원이나 소위 조경을 한다고 하면
색색으로 융단처럼 단장하던 그 꽃
이제는 살아있는 조화인양 엄숙할 뿐이란 느낌
그런데 여기 가까운 골목길에
해마다 이맘때면 고고하면서도 건강한
한 영산홍이 극진히 대접을 받으며
건강하게 피어나는 그 흔한 한 그루가 있다
여느 영산홍 같지가 않다
주인 잘만난 탓이다
잘 살고 잘 크고 있어서 어엿한 도시의 일원이다.
아마 그 나무는 자신이 영산홍인줄 모르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