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내마음의 풍경

요선암에서의 하얀 여름

g_daeroni 2016. 8. 16. 01:14





하얀여름


여행 중의 안좋았던

 기억은

그 곳에서 담아온 사진 모두가 불편하게 여겨진다


말이란 묘한 것

상대를 내가 실제로 말로 바꾼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들 한다

더구나 가족도 아닌 남

그냥 남도 아닌 나이 든 남은

'확실히 불가능하다'라고 단정하는 것이 편하다


그런데도

참 묘하게

나이가 들수록 말이 많아지고

남자가 여자보다 더 말이 많아지다니...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냥 하는 말이 아니라

애매모호한 사실로서

법적으로 명확하지도 않은 일반적인 일로서

정말로 그럴수 있다고 즉각 반응이 올만한 일임에도

생각없이 상대에게 쏟아내는 말

그건 말이 아니고

그대로 선언이다

우리 지금부터 전쟁하자

선전포고일거다


겉으로는

여러가지 상황이 포장이 되어 있는 탓에

말 같아 보이지만

단언컨데

결단코

그것은 말이 될 수가 없을거다


그래서

아무리 좋은 장소였어도

그곳은 특이한 이유로 기억이 지워지지 않는 한

트라우마로 남는 장소가 되지 않을지


저런 근사한 바위를 보고도

금방 묵언이 떠오르지 않고

묵언의 아름다움이 그려지지 않고

소음을 낸다는 것은

하나도 감정이 없다는 것

그저 단순히 계산만 할 줄 안다는 것


바윈들 왜 할말이 없을까

알고 있는 것이 왜 없을까

한두살 먹은 애

아니 일이억 먹은 돌도 아닌데...


그래서

위대한 선인들은

그러한 바위를

그래서 그렇게

친구처럼 가까이

닮고 싶고 기대고 싶고 약속하고 싶고

그래서들 그렇게 좋아했구나


이제 하얗게 지워내고 싶다

바위에 앉아

이제 하얗게 지워내고 싶다


2016.8.6 요선암을 다녀와서 8.16일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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