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내마음의 풍경

인제 호밀 밭

g_daeroni 2017. 5. 24. 20:10





2017년 5월 어느 여행길


모처럼 나선 길이 하루만에 지쳤다

돌아오는 길이다

떠날 때의 설레는 마음

하루만에 깔끔히 잊고

내쳐 돌아오는 길이다


해는 들듯 말듯

바람은 갈듯 올듯

그동안 뭐하다 이제야 왔더냐

약올리던 그 누군가가

내 되돌아 가는 길이 서운했느니


호밀밭에서 손을 잡는다


남하해 평생 죽어라 일구고 긁어 모은

몇만평의 땅

결국은 병든 몸뚱과 간나 자슥새끼들...

뚝 각자 몫 잘라 주지 않나 서운해

아예 발길 끊은 종간나 새끼들


산촌길 가두판 원두막 걸터앉아

털석털석 넋두리 팔고 있는 할멈


느그들 내 땅만들고 호밀 만드는 데

얼마다 보탰나

절대 안준다...


그렇지

누군가에는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그 무엇도 중한 수입으로 따진다지만

대개는

돈으로 환산할 수 있는 꼭 그것만을 수입으로 알고 산다


땅이 남을 것인가

주인이 남을 것인가

원망이 남을 것인가


밀꽃위로 바람이 휙 지나가면서

꽃가루를 날아 죽어라 바람뒤를 따른다


네 생각대로 그냥 살아라

어차피 바뀌지 않을 것을

이래 저래하는

삭히는 고민도 내뱉는 의미도

다 의미 없도다

차라리 고 철부지 자식들만도 더 못하다


읍내 나갔다 온

이장이 찾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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