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을 찍는 이유라면
무언가 잊지 않고 기억하고 싶은 것이지
기억해서 무얼 어쩌려고
아직도 멀쩡한지 확인하고 싶은 거지
확인해서 어쩔건데
그래서 남는 게 얼마나 되나 알고 싶은 거요
알아서 어쩐다고
그게 다 별거는 아니라는 거
묻고 싶은게 아닐까
요즘들어서서
사진이 밉다
그동안 나를 얼마나
붙잡고 흔들고 다녔는지
그놈이 그냥 원망스럽다
왠 사진 탓이랴
제일 쉽게 할 줄 아는
시간보낼 줄 아는게 그거였지
차라리 가만히 있지 그랬어
아무것도 하지 말고
그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