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오동
일년동안 치열한 하루하루를 살면서
그다지 치열하지 않았던 것처럼
그거 참 별거 아니었었던 것 처럼
턱턱 늘어져 있지만
안다 그거 다 안다
아직 어깨에 들어간 힘 남아있고
유연함 포기 않은 호흡 남아있는데
아닌척 해도 난 다안다
그래서 개오동 너가 참 좋다
이름이 개 그렇고 뭐 너저분해 보여도 내 다 안다
요래 조래 보면 너만한 멋쟁이 없는 거 내 다 안다
충분히 곧고 얼만큼은 유연한 직선과 곡선
그리고 할만큼은 강하지만 날렵하고도 길고
좁고도 넓은 공간 다 누릴줄 아는 그런 멋
나 다 안다 니 맘 내 다 안다
나 한테는 니만한 참오동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