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_daeroni 2016. 8. 29. 22:25



여름 하늘은 어느날 느닷없이 텅텅 비워지고 만다

어제와 같았고 내일도 그럴거라 알고 지내다

갑자기 또 온다 안온다 작별 인사도 못한 채 가버리면

기다렸다는 듯 서둘러 채우기 시작한다

놀음판에 화들짝 찾아온 마누라에 들킨것 처럼

서둘러 최고로 빠른 속도로 가을을 내다 걸기 시작한다


아무리 무식해도

이렇게 가을이 당연히 올 거라는 거

다 알고 있을터인데

물어보지도 않은 말

살다 살다 이런 거 첨봤네

그것참 사람 간사하네

배우지 않았어도 다 아는 말

버릇처럼 내 뱉기만 하다가

하루새 불쑥 가을을 마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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