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이야기/내마음의 풍경
고도는 고도
g_daeroni
2016. 6. 29. 10:11
유월은
육월인데도 받침을 떼어내도 아프지 않을 만큼
맑고 착하다
그냥 하얗다
흰것이 아니고 그렇다고 하얀것도 아니고 그냥
여름의 쏟아지는 빗물을 담아내려
묵은 물 미련없이 비워내는 호수처럼
다른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맑아만 진다
백옥스레 지우려 하지만
어디 청옥같은 말근 눈빛이 아무려면 지워질까
그래 유월은 반이기는 해도
맞지 유월은 이제야 반이라 쳐도
아직도 짜릿하고 멍멍하고 띵하고 벅차고 야물차고
거기에 설레임, 시작도 못했다 할 수 있겠다
봄 날 그것 이제 생각하니 풋풋한 것 빼고는
그냥 그렇지 않아
여기 내 유월만 하겠어
섬
고것 부스러기 같아도 그거
따지고 봐 크기만 작았지 육지야
둥둥 떠있는 섬
둥둥 떠있는 유월
한해의 가운데에서 둥둥둥 떠가는 유월의 섬
그 고독하고 외로움이 둥둥둥 그냥 그대로 좋다
하 고도여
홍도야
유월아
2016.6.23 전남 신안군 흑산면 홍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