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드 남매 5
마을 입구나 개울가 습지 등지에서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버드나무 들입니다
저 위치에서는 무슨 이유로 남아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아마 위치상 어쩌다 베지 않고 두다 보니 저절로 나이가 먹고 살이 쪄서 그리 되는 나무와는 위치에서 차이가 납니다.
느티나무나 팽나무 처럼 정자나무로서 기원 또는 그늘과 개방된 사랑방 역할을 하는 나무도 아닐것이고
천변에 달랑 한 그루 남아있는 마을 공동의 특수용도를 위해 남겨 둔 그런 나무도 아닐 것이고
그렇다고 보기 좋으라고 허구 많은 나무중에서 별 볼일 많지 않은 버들을 귀하게 키울리도 없을 것이고
방풍나무라고 한다면 뭐 그리 특별히 방풍될만한 것 같지도 방풍할 환경도 아닐 듯 하고
조경수로 판매하기 위해 임시로 심어둔 것 같지는 않고
...
오히려
땅한평 더 차지하고
참새 한마리 더 불러들이고
쓸모없는 버드나무라 남얘기, 일장 훈시 좋아하는 사람은 못없애서 안달였을터인데
그 시간들을 으젓하게 버텨온 행운과 의지가 그저 신통하기만 합니다.
이 차메
왼 동네 버드나무 한번 관리 들어가 보실까요
통신줄 마을 방송줄 빨래줄 매미줄 연줄 다 걷어치우고
잡풀 호박구댕이 썩은 고추대 다 쓸어 버리고
조그만 연못이나 하나 만들고
2년에 한번 바꿀 요량으로 긴 나무의자 두세게 심어두어
그냥 잠시만 쉬어가는 곳
한번은 버들피리 불고 가는 곳
연두빛으로 봄을 알리고 누런 가을을 알리는
먼발치에서 바라보는 일년의 시계로서
한번 아끼고 이뻐해 봅시다
요즘 어디 맘주면 안 이쁜 넘 있던가요
참 버드나무 단풍이 얼마나 고운지 아시나요.
못 보셨으면 올 가을에 한번 찾아 보세요.
파란하늘에 역광으로 빛나는 노란 단풍과
가을 바람에 부르르르 떨어지는 낙엽들
하늘을 떠다니는 수많은 조각배들이
땅으로 닻을 내리고 정박해 있는 낙엽들을
꼭 볼 수 있는 행운이 있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