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_daeroni 2011. 6. 15. 23:48

 

6월이 좀 지난 이맘때 쯤

화려한 봄 꽃이 자랑하기에 좀 지쳤다 싶을 즈음에

앵두가 꽃보다 더 꽃같은 자태와 색채를 드러낸다.

 

피멍이 물씬 오른 것 처럼

어떻게 어디로 터져줄까

얼마나 어찌나 요염한지

그냥 에라이 몽땅 뭉게고 터뜨리고 싶어진다.

 

양재기에

여나무알갱이

두세옹큼 담아내 보았자

금새 우그러지고 맛보 베릿한게 그저그렇지만

 

너 참 꽃이다.

그렇게 억울했구나.

 

나무에 있는 그대로

눈으로 애무해 주는 편이 훨 낫다.

 

너,

어느새 까만 눈동자가

진홍빛 바로 앵두빛

동자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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